홍성억 충주시의원 자유발언 모습(사진=충주시의회)
홍성억 충주시의원 자유발언 모습(사진=충주시의회)

(충주=국제뉴스) 김상민 기자 = 홍성억 충주시의회 의원은 5일 충주시의회 제288회 임시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충효의 고장 충주시를 대표할 국가유산 충절의 고장 충주, 문화도시 충주의 위상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도록 팔봉서원 정비사업을 추진해 줄 것"을 시에 건의했다.

홍 의원은 "서원은 조선시대 충절과 학문의 상징으로, 선현들의 충효 정신과 예향을 기리는 중요한 공간이었다"며 "충주에는 △대소원면의 팔봉서원, △금가면의 하강서원, △중앙탑면의 누암서원 등 3개 서원이 있다"며, 이 중 팔봉서원과 누암서원은 조선시대 사액을 받은 서원으로, 팔봉서원은 충주를 대표할 수 있는 문화유산으로 가치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 팔봉서원은 조선 중기 문신이자 학자인 이자, 이연경, 김세필, 노수신 등 네 명을 봉향하는 서원으로 1582년 선조 15년에 창건됐고, 1672년 현종 13년에 사액을 받았다.

그러나 1871년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에 의해 폐원됐고, 이후 1998년 후손들의 노력과 충북도의 지원으로 복원됐다.

홍 의원은 "팔봉서원은 현재 복원 상태가 미완성에 가깝다"며 "교육 공간인 동재와 서재, 강당이 빠져 있어 서원의 기본적 구조를 갖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경시와 안동시의 서원 복원 사례를 참고해 충주 역시 선현들의 충효 정신을 기리고 시민과 관광객을 위한 문화유산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팔봉서원 정비사업이 필요하다"고 덧 붙였다.

홍 의원은 팔봉서원이 충주의 선비 정신을 알리고, 충주의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충주시가 팔봉서원 정비사업을 적극 추진해줄 것을 요청했다.

《다음은 홍성억 의원 자유발언 전문》

김낙우 의장님과 동료의원 여러분,

그리고 조길형 시장님과 집행부의 공직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저는 오늘 충주시의 문화유산 가운데 충절과 예향의 정신을 되살릴 수 있는 서원에 대해 충주시와 충주시민의 관심을 촉구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서원은 조선시대에 학문이 뛰어나고, 벼슬길에 나아가 국가에 봉직하며, 충효로써 백성의 모범이 되고, 애민정신을 구현한 선현들을 제향하는 공간이며, 지방의 교육기관이었습니다.

충주시에는 현재 대소원면의 팔봉서원을 비롯하여, 금가면의 하강서원, 그리고 중앙탑면의 누암서원 등 3개 서원이 있으며, 그중 조선시대 교육기관으로서 사액을 받은 서원은 팔봉서원과 누암서원입니다.

첫째로, 팔봉서원의 현재 모습을 사진으로 먼저 보시겠습니다.

주소는 대소원면 팔봉안길 11-6으로, 수주팔봉이 마주 보이는 200평의 대지 위에 제각과 재실이 각 1채씩 있습니다. 제각과 재실 모두 정면 3칸, 옆면 2칸으로 자그마한 맞배지붕 한옥입니다.

팔봉서원은 조선시대 중기의 문신이자 학자이신 이자(李耔), 이연경(李延慶), 김세필(金世弼), 노수신(盧守愼) 네 분을 봉사하는 서원으로서, 1582년(선조 15)에 창건되었고 1672년(현종 13) 사액을 받았습니다.

이후 1871년(고종 8) 흥선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에 따라 폐원하여 유허지로 남아 있다가, 1998년 후손들이 출연하고 충청북도에서도 재정 지원하여 서원을 재건하였습니다.

2003년 6월 13일 충청북도 기념물 제129호로 지정되었고, 2021년 11월 19일 문화재청 고시에 의해 문화재 지정번호가 폐지되어 충청북도 기념물로 재지정 되었습니다.

위패가 모셔져 있는 네 분의 이력을 살펴보면, 이자(李耔 1480~1533) 선현은 본관이 한산(韓山)으로, 목은 이색의 후손입니다.

대사헌, 한성판윤, 형조판서, 우참찬 등을 역임하였으나 연산군 당시의 기묘사화(己卯士禍 1519) 후 1529년(중종 24) 현재의 살미면 토계리로 낙향하여 여생을 보낸 바, 『기묘명현록(己卯名賢錄)』에 올랐습니다.

이연경(李延慶 1484~ 1548) 선현은 본관이 광주로서, 김굉필 조광조의 학통을 이어받은 바, 1519년 현량과 병과 급제 후 사헌부지평, 홍문관교리를 역임하였으나 기묘사화에 연루되어 예성(현 충주)으로 낙향하였습니다.

중종반정 이후 인종 명종 때 벼슬을 내렸으나 이를 마다하고 학문과 후진 양성에 매진하였습니다.

이조판서에 증직 되었고, 시호는 정효(貞孝)입니다.

김세필(金世弼 1473~ 1533) 선현은 본관이 경주로서, 식년문과에 병과로 급제한 후 사헌부지평에 올랐으나 갑자사화(1504년) 때 유배되었습니다.

중종반정으로 풀려나서 홍문관 응교, 부제학, 전라도 관찰사, 대사헌, 이조참판을 역임하였습니다.

학문이 높아 경주목사 시절에는 중종이 친히 불러 역학계몽을 강론하게 하기도 했으나, 기묘사화에 조광조가 사사된 것을 중종에게 잘못된 것이라고 직언하다가 유배되고, 풀려난 후 음성으로 낙향하여 후학들을 지도하였습니다. 시호는 문간(文簡)입니다.

노수신(盧守愼 1515~ 1590) 선현은 본관이 광주로, 이연경의 사위이기도 합니다.

중종 때 식년문과 장원급제하여 홍문관수찬, 시강원 사서를 거쳐 이조좌랑을 지냈으나, 을사사화(1545년)로 인하여 순천 진도, 괴산 등지에서 19년간 유배 생활을 하였습니다.

선조 즉위 후 부제학, 이조판서, 우의정을 거쳐 영의정이 되었으나, 1589년 기축옥사 때 과거에 정여립을 천거했다는 이유로 파직 당하였습니다. 시호는 문의(文懿), 문간(文簡)입니다.

이들 네 분 선현의 공통점은 조선 중기의 고질병인 사화와 관련되어 있으며, 지조와 절개를 지킨 선비라는 점입니다.

둘째로, 금가면 하담리에 위치한 하강서원을 살펴보겠습니다.

              하강서원 출처: 한국관광공사

하강서원은 조선 중기 선조 때의 문신으로서, 병조참의를 거쳐 청주목사, 대사간, 개성유수 등을 지낸 풍산 홍씨 홍이상을 제향하는 서원으로, 1인의 위패만을 모시고 있어서 사우(祠宇)라고 할 수 있습니다.

1786년(정조10) 창건되었으나 1871년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으로 훼철된 바, 후손들이 1974년 복원하였습니다. 1991년 7월 서원 내의 강당과 모현정 중수에 착공하여 12월 완공했습니다.

세 번째, 중앙탑면의 누암서원을 설명드리겠습니다.

              누암서원

보시다시피 루암서원은 팔각 단층의 목조건물로서, 서원이라기보다는 장암 정 호의 영정을 모신 사당의 형태로 남아 있습니다.

1695년(숙종 21) 창건 당시에는 우암 송시열, 좌의정 민정중, 좌의정 권상하, 영의정 정호 등을 모신 제향 건물로서 1702년(숙종 28) 사액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1871년 서원 철폐령에 의해 훼철된 이후 1952년 연일 정씨 문중에 의해 1인 사당으로 복원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상과 같이 충주시에는 3개의 서원이 있으나, 선현의 충절과 예향을 기리는 서원다운 서원은 팔봉서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팔봉서원은 충주시 문화단체 가운데 하나인 '중심고을연구원'이 문화재청과 충주시의 지원을 받아 2018년부터 '죽은 팔봉서원 살려내기', 2019년 '살았다 팔봉서원', 2020년 '팔봉서원과 기묘명현 알리기' 등 지속적인 사업을 하면서 충주시민들에게 선현의 선비정신을 알리고 있으며, 특히 매년 춘계제향과 성인식, 기영회, 추계제향, 충북 및 전국의 서원 답사 등 해마다 천 명 이상의 충주시민이 참가하는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서 충청북도 문화사업 가운데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팔봉서원 2024 춘계제향         

하지만 아쉬운 점은 팔봉서원이 아직 서원다운 서원의 형태로 복원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서원의 기본적 형태

서원의 건축 구성은 일반적으로 제향공간인 사당이 가장 안쪽에 위치하고, 교육공간인 동재와 서재, 그리고 성리학적 세계관과 인격 수양을 위한 강학 공간으로서의 강당이 입구 쪽에 배치하는 형태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팔봉서원은 제향공간과 동쪽 재실 하나만 있을 뿐, 공간의 균형을 이뤄야 하는 서쪽 재실과 강당이 없는 반쪽 건축물로 복원되어 있는 형편입니다.

다른 시군의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경상북도 문경시는 2009년부터 2011까지 3년간 총사업비 30억을 투자하여 한음 이덕형을 비롯한 7현을 제향하는 근암서원을 건립하여 유교문화의 맥을 되살리고 시민과 청소년을 위한 전통교육의 장으로, 그리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문경시 근암서원

또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도산서원과 병산서원이 있는 경상북도 안동시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총사업비 65억을 들여 도산면 서부리 국학진흥원 부지에 퇴계 이황, 서애 유성룡, 학봉 김성일, 대산 이상정 4분을 제향하는 호계서원을 건립하여 시민과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유교 교육은 물론 관광자원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충주시도 선현들의 충효정신과 예향을 드높일 수 있는 제대로 된 서원 하나 쯤 갖춰야 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팔봉서원 앞에는 충주의 절경인 수주팔봉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충주시민은 물론 수주팔봉을 찾는 수많은 관광객들에게도 예향의 고장 충주의 선비정신을 알릴 수 있는 문화공간이 탄생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조길형 충주시장님과 집행부 모든 분들에게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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