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지사님이 '힘들어야 한다'고 해서, 죽도록 힘들었지만 이 악물고 했네요"

천연 향수 예비회사 ‘LeSendo’ 김상현 대표.
천연 향수 예비회사 ‘LeSendo’ 김상현 대표.

천연 향수 예비회사 ‘LeSendo’ 김상현 대표는 LG전자, 한샘, 스타트업에서 콘텐츠 MD 마케터 등으로 약 10년 간 일했다. 2022년 말 번아웃으로 이듬해 1월 퇴사했다. “스타트업 근무당시 직원 10명이 3년 동안 매출을 10억에서 150억까지 늘렸으니까..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하지만 무언가 공허했고, 인생 목표를 잃은 것 같았죠.” 30대 중반 즈음, 늦지 않았어라며 내가 원하는 삶을 위해 도전해보기로 했다. 그는 지난해 4월 경기도 '너 하고 싶은 거 다해' 갭이어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꿈을 찾기위한 디딤돌을 마련했다. “갭이어를 통해 정확한 목표와 창업 아이템을 설정할 수 있었죠. 멘토에게 피드백을 받으며 방향을 정하고 지치고 포기하고 싶었을 때 조언과 응원으로 이겨낼 수 있었네요” 김 씨는 창업 준비를 마쳤다. 조향관련 자격증 4개를 땄고, 향수 시제품과 홈페이지도 만들었다. "다른 이들이 낸 세금으로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계기를 갖게돼 감사했죠. 용기를 내지 않았다면, 아마 계속 꿈을 꾸기만 하고 망설였을 것 같은데 인생 전환기에 정말 큰 도움이 됐습니다.“

- 경기도 청년 갭이어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LG가전, 한샘, 스타트 업에서 마케터, 비즈니스 교육 컨설팅 분야 일을 했어요. 성과도 좋고,

특진도 했는데 즐겁지가 않더라고요. 주에 2~3일씩 회식하는데 정말 미칠 것 같아서... 사내 정치도 어렵고. it 전문 교육 서비스 제공하는 스타트업에 취직했는데 10명이 3년 동안 매출을 10억에서 150억으로 올렸죠. 이곳에서 3년 근무하니까 번아웃과 우울증, 미래에 대한 고민이 한꺼번에 오더라고요. 지난해 1월 퇴사했는데 창업 준비도 생각보다 녹록지 않았죠. 그러다 경기도 갭이어 프로그램을 접하게 됐습니다.”

갭이어 과정이 조향 등 향수와 관련된 분야인데, 전공이 다른데요?

“쉬면서 웰리스 프로그램에 참여해 심신 힐링을 하는데 조향 분야 전공 교수님을 만나게 됐어요. 원래 향수를 좋아해서 고등학교 때 화장품 공학 계열에 진학하려 했는데, 결국 현실과 타협해 포기했죠. 사실 갭이어 합격하기 직전까지도 고민했어요. 하지만 합격하면 ‘하늘의 뜻이다’ 한번 도전해보자 했죠. 이게 붙어서 한 번만 잡아보자 해서, 진짜 진짜 이 악 물고 했어요.”

김 대표는 “막연하게 웰니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식 창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만 있어서 처음에는 막막했다. 프로젝트 초반에, 퍼실리테이터가 방향성을 더 세밀하고 현실적으로 잡아줘 목표설정이 명확해졌다”고 했다.

- 갭이어 참여 계획서를 어떻게 준비했나요?

“지난해 상반기에 명상이랑 웰리스 관련한 자격증을 취득했거든요. 이것하고 향수와 연계해 힐링 프로그램을 강의하려 했는데, 약간 좀 중구난방식으로요. 하지만 경력을 살리고 장점을 특화하면 좋다는 피드백을 받고 컨설팅 경력과 조향 자격증을 연계해, 아로마 특화 프로그램 기획, 관련 교육 이수, 시장조사 등 실질적 창업 준비할 수 있었죠. 조향과 관련된 학원들 다 찾고 커리큘럼 짜고 일자별 정리, 금액 산정해 6개월 계획을 세웠죠.”

- 퍼실리테이터가 목표를 수정해 준 거네요.

“단기간에 할 수 있는 계획을 밀도 있게 해보는 건 어떻겠냐라고 해서, 최근 트랜드 설명 등을 듣고 ‘천연향수를 활용한 퍼스널 브랜딩’으로 목표를 수정할 수 있었죠.”

- 갭이어 프로그램은 어떤 식으로 진행이 돼요?

“면접을 보고 최종 합격자 발표 후 3주 동안 집체 교육을 합니다. 개인 강점 분석을 하고 외부 강연도 듣고, 퍼실리테이터가 계획에 대해 계속 피드백을 합니다. 주별로 혹은 월별로 이행 결과물을 내고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줍니다. 처음에는 솔직히 ‘큰 도움이 될까’라고 생각 했는데 퍼실리테이터에게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 전에 향수를 만든 적은 없으시죠?

“전문적으로 하지는 않았죠.”

- 천연향 브랜딩으로 창업목표를 정한 후 어떤 식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됐나요?

“향수 관련 상담과 교육, 실습, 현장 견학 등으로 이뤄졌어요. 주별로 보고서를 작성하니까 스스로 계속 채찍질 할 수 있습니다. 교육받은 후 시장 조사, 원데이 클래스를 하거나 아니면 향수 판매사, 컨설팅회사 멘토 신청해 지원을 받았죠. 최근 트렌드 등을 알 수 있었고 내가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조언을 많이 들었어요. 퍼실리테이터가 홈페이지 제작을 하면 기업 홍보도 되고 포트폴리오에 활용하기 좋다고 제안해 홈페이지는 물론 제품까지 개발했네요. 김동연 도지사님이 ‘너무 즐겁기만 하면 안 된다고 힘들어야 한다고. 좀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뉘앙스로 말씀을 하셨었거든요. 그게 기억에 남네요.”

- 고객 개인별로 천연 향수를 매칭해 주는 사업이죠?

“9개에서 10개 정도로 고객군을 분류해 고객 성향 분석하고, 본인이 원하는 스타일을 분석해 추천해 줍니다.”

- 사람마다 특성이 다른데 9~10개는 너무 적은 것 아닌가요?

“대표적으로 많이 쓰는 스타일 있잖아요. 우선은 우디향 시트러스향 마린향 등, 향후 디벨롭해야죠. 개인 향수 제작을 요구하거나, 업체에서 매장에 놓는 디퓨저 등 특성에 맞는 수요가 생긴다면 말이죠.”

김상현 대표의 갭이어프로그램 최종 실행계획서. 
김상현 대표의 갭이어프로그램 최종 실행계획서. 
김상현 대표의 갭이어프로그램 최종 실행계획서. 
김상현 대표의 갭이어프로그램 최종 실행계획서. 

김 대표는 중도 포기하고 싶은 적도 있었다고 했다. 하루 3~4시간 자고 일한 적도 있다. 하루 일정을 소화해내고 집에 오면 오후 7~8시. 보고서 등을 작성하면 자정이 넘었다. 과거 덤프트럭이 덮치는 접촉 사고로 트라우마가 생긴 이후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니 더 힘들었다. 3개월 동안 일러스트 페어, 서울공예박물관, 고궁박물관, 문도-멘도 일러스트 전시회, 설화수 전시, 북촌 조향사의 집, 샵인숍 시장조사 등 안 다닌 곳이 없다. 동화 에세이도 썼고, 로고 디자인을 위한 시장 조사 및 미팅 준비부터 브랜딩을 위한 사전 기획과 자료 조사, 홈페이지 제작을 위한 기획과 디자인 등.. 아로마/조향 이론 수업과 상담실습 수업, 제작 수업, 제품 블렌딩 및 개발도 병행했다. 매달 한 번은 몸살로 앓아 누웠다. “이러다가 일에 치어 죽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프로젝트 범위를 줄일까도 고민했지만 시간과 비용, 멘토 등 모두 주어지는 귀한 기회임을 알기에 울면서도 버텼다”

- 어떻게 버텼나요?

“퍼실리테이터의 조언이 큰 힘이 됐죠. ‘잘하고 있어요. 요즘 힘든 거는 없어요. 뭐 도와줄 건 없어요.’ 물어보시는데 ‘힘들어요’ 하니까 선생님이 ‘이런 부분 잘하고 있고 계획대로 잘 가고 있고 여기서 조금 더 결과물이 나오면은 더 좋을 거다’하는 위로에 더 힘을 냈죠. 처음 시작부터 피드백을 받으며 방향을 정하고 무기력할 때 조언과 응원이 이겨내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 갭이어 기간 동안 비용 지원 등 경기도에서 정책적으로 보완했으면 한다고 생각한 적은 있나요?

“서류 작업과 회계 처리에 대해 대학생 친구들이 저한테 많이 물어보고 그랬거든요. 관련한 짧은 가이드 영상이나 PDF를 초반에 제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세금계산서 처리 등은 직장인은 익숙한데 대학생은 좀 낯설잖아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어려워하더라고요.”

- 다른 갭이어 참여자들과의 교감이 있었나요?

“서로 ‘이런 경험을 해봐요. 이거를 해봐요’하고 제안하니까 초반에는 이 친구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왔을 수 있는데 3주 동안 피드백을 받으면서 결과물이 공고해지는 부분이 있었죠.”

- 사회 초년생에게 하고 싶은 것을 찾게 하고 방향을 설정해 주는 게 갭이어의 중요한 목적이겠죠.

“단순히 여행가서 무언가를 보고 끝나는 게 아니라 그에 대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잖아요. 하다못해 쇼츠라도 만들도록 퍼슬리테이터가 끌어줘요. 그게 자신에게 남는 거거든요. 어떤 친구들은 원하는 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동력이 됐겠죠. 이를 기반으로 박람회도 참여 할 수가 있었던 거고 결과물을 도출하도록 끌어줘서 좋았어요.”

- 갭이어 이후 추가적으로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하는 건 없었나요?

“갭이어 기간에는 정부지원프로그램 등이 담긴 뉴스레터를 제공했는데 그 이후에도 제공했으면 좋겠어요. 양질의 내용이 진짜 많아요. 제가 주변에서도 많이 홍보했거든요. 또 갭이어에 대해서도 다른 사람들이 낸 세금으로 내 목표를 찾을 수 있는 정말 참 좋은 기회라고 많이 알렸죠.”

- 이를 기화로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고도 했다는데.

“20대에 남들이 이름 말하면 그래도 공부 좀 했네 하는 학교 다니고 대기업 다니네 소리 들었는데 저는 안 행복하고 주변 사람도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 않고 60세까지 일 할 생각하니까 깜깜한 거예요. 행복하게 살 수 있는데 힘들게 살아야 할 이유는 없잖아요. 향수는 프랑스에서는 정신 치료 등에도 쓰인데요. 보안의학이라고 해야 되겠죠. 이 사업으로 사회공헌과 병행하고 싶네요. 인생에 갭이어를 갖는 것을 두려워하는 많은 사람에게 용기를 주어 도전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도움 주고 싶어요.”

LeSendo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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