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 KBS 제공 
동행 / KBS 제공 

28일 방송되는 KBS '동행(제475화)'에서는 별님과 네 남자의 약속편이 그려진다.

√ 네 남자의 약속

충남 아산의 작은 시골 마을. 웃음이 끊이지 않던 집에 적막이 찾아온 건 작년 여름이었다. 갑작스레 닥친 불행을 담담히 이겨내고 있는 아빠와 삼 형제. 지적 장애와 소아 당뇨를 앓는 첫째 하늘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매일 운동장을 달렸고, 중학교 3학년, 둘째 한별인 아픈 형과 동생을 돌보며 집안 살림까지 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그리고 선천적 청각장애가 있는 막내 정진인 매일 하늘을 보며 눈물을 훔쳤다. 그런 아이들을 볼 때마다 아빠는 가슴이 멘다. 1년 전, 아이들은 세상 둘도 없는 소중한 엄마를, 아빠는 아내를 잃었다. 하루아침에 혈액 육종암 진단을 받고 2년여의 투병 끝에 하늘의 별이 된 엄마. 하루빨리 집으로 돌아오기만을 바랐지, 한 번도 완전한 이별을 예감하지 못했던 가족이기에 충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는데... 방 한 칸에서 다섯 식구가 옹기종기 지내온 시간. 엄마의 흔적이 가득한 집안 곳곳에서, 남겨진 네 남자는 더는 슬퍼할 수만은 없었다. 

√ 현실의 무게에 부딪힌 아빠의 막막함 

착한 성품에 장애 아이들을 키우느라 늘 맘졸였던 아내. 6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것도 기막힌데 임신 중이었던 넷째 아이까지 아내를 살리기 위해 포기해야 했다. 아내도 아기도 잃은 슬픔과 상실감을 잊을 새도 없이 닥친 현실. 아내의 치료비를 대느라 빚을 지기 시작한 것이 끝내는 아내의 장례비용 때문에도 빚을 지고, 지금은 아이들의 병원비를 대느라 기본적인 먹거리도 살 수 없는 형편에 처했다. 특히 인공와우 수술로 지속해서 들어가는 기계와 재활치료비만 해도 아빠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 그래도 아이가 세상의 소리 하나라도 더 듣고, 말 한마디 더 하는 것을 보면 치료를 포기할 수가 없다. 돌아가신 엄마의 마지막 모습을 본 뒤, 충격으로 우울증 상태에 빠져 지냈던 아이들. 엄마가 보고 싶은 마음에 지난 1년간 매주 봉안당을 찾은 삼 형제와 아빠는 이제 엄마 없는 현실과 마주하려 한다.   

√ 네 남자의 다시, 시작 

첫째 하늘이가 태어날 때부터 지내온 낡고 오래된 월셋집. 폭염에도 선풍기 하나로 지내느라 온몸이 땀범벅이 되지만, 한별인 매일 아침 막냇동생을 위해 갓 지은 압력솥 밥과 김치찌개를 정성스레 준비한다. 청각장애인 동생을 위해 등하굣길도 함께 하는 한별이. 엄마와 함께 한 시간이 가장 짧고, 그리움과 상처가 많은 동생에게 엄마의 빈자리를 채워주고 싶어서다. 형의 건강을 위해 운동시키고, 하루 서너 번씩 돌려야 하는 빨래도, 가족의 밥상을 책임지는 밭일도 군소리 없이 해낸다. 혼자 돈 벌랴 빚 갚으랴 고군분투하는 아빠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살림까지 맡아 하며 힘을 보태는 한별이. 그러느라 정작 자신의 마음을 돌볼 겨를 없지만, 지금은 가족이 엄마 없이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게 더 중요한 때. 동생을 잘 돌보겠다는 약속도, 열심히 달려서 건강해지겠다는 약속도, 네 남자는 하늘에 별이 된 엄마와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시작을 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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