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교통 일부 차량이 이용하고 있는 고양시 용두동CNG충전소 모습.
신수교통 일부 차량이 이용하고 있는 고양시 용두동CNG충전소 모습.

(서울=국제뉴스) 조진성 기자 = 뻐꾸기는 남의 둥지에 알을 낳는다. 특히 뱁새의 둥지를 이용해 알을 낳는 경우가 많은데 주인이 집을 비운 순간 알을 먹어버린 후 자신의 알을 채워 넣는다.

서울시민의 편익을 위해 도입한 버스준공영제가 일부 지역에서 뻐꾸기의 탁란처럼 경기도 지역 소재 버스회사의 수익을 돕는 결과를 낳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버스준공영제는 지방자치단체가 버스에서 나온 모든 수입을 일괄적으로 모은 다음 각 버스회사에 분배금 형식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버스운행은 각 버스회사가 맡되 의사결정이나 책임은 지자체가 지게 된다. 버스회사들의 안정적 재정 확보를 통해 적자노선에 대한 감차방지, 회사경영조건 개선, 직원 처우개선 등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서울시 또한 버스준공영제 시행 이후 버스회사 간 과당 경쟁의 해소, 종사자 처우 개선, 평가 및 인센티브 제도의 확립 등을 통해 다 방면에서 시민의 편익은 증가하고 있다.

이런 이점에도 불구하고 최근 서울과 경기 고양시 경계 구간에서 서울시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사례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서울시 면허를 가지고 있는 버스회사인 신수교통(구 서울운수)과 고양시 면허로 운영되고 있는 서울여객의 차량들이 각각 관할지역이 아닌 곳에서 차량 충전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것.

실제로 서울시 면허인 신수교통 차량 중 일부가 3.4km(편도)나 떨어진 고양시 용두동CNG충전소를 이용 중이다.

반면 고양시 면허를 지닌 서울여객 버스들은 서울시 은평구 소재 진관공영차고지 내에 있는 은평뉴타운CNG충전소에서 버젓이 충전하고 있다.

시내버스는 1일 2회 CNG(천연가스)를 주입해야 하는데 시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서울시내버스인 신수교통 차량들이 충전을 위해 불필요한 13.6km(왕복 6.8km 일 2회)를 운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연료비가 낭비될뿐만 아니라 공차운행거리가 늘어나며 버스운전기사들의 휴식시간까지 빼앗는 결과를 낳고 있다.

반면 고양시 면허를 지닌 서울여객 버스들은 충전을 위한 공차운행시간을 줄여 연료비를 절감하고 실제 운행횟수를 늘리는 혜택을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고양시 면허를 지닌 서울여객이 은평구 진관동 서울시 서울 부지에 수십대의 버스를 세워놓고 있어 특혜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서울여객 차량들이 세워진 은평구 진관동 서울시 서울 부지.
서울여객 차량들이 세워진 은평구 진관동 서울시 서울 부지.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고양시 버스들이 버젓이 서울 시내에 둥지를 틀고 있는 것은 이해가 가질 않는다”며 “서울시민들이 힘들게 일해서 낸 세금이 쓸데없는 곳에 낭비되고 타 지역 버스회사들의 배를 불리는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가까운 데 있는 충전소를 놔두고 멀리 있는 충전소를 이용하게 되면 배차의 정시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하루빨리 조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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