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조현화랑
사진/조현화랑

(서울=국제뉴스) 유지현 기자 = 서울 신라호텔에 위치한 조현화랑_서울의 단아한 공간이 하나의 화폭이 되어 관람객을 작품 안으로 초대한다. 

조현화랑_서울에서 9월 4일부터 11월 10일까지 진행되는 이배의 개인전 'Between'은 각각 검정과 흰색으로 제작된 높이 2m, 폭 2m70cm의 브론즈 조각을 선보인다. 이는 한쪽 벽면을 채우는 회화 작품의 검정 붓질과 여백의 흰 형태와 함께 공간 속에서 온전한 조화를 이룬다. 빛을 흡수하는 검정과 반사하는 흰색 사이로 흘러드는 노란 빛은 작가의 고향 청도에서 매년 정월대보름에 열리는 달집태우기의 달빛을 재현하기 위해 구성됐다. 의례가 끝나면 사람들은 다 타고 남은 달집에서 숯을 집는다. 2022년을 기점으로 이배의 전시가 외부로 확장하는 공간을 배경으로 기념비적인 규모의 설치 작품을 선보였다면, 이번 전시는 무게의 중심축을 옮겨, 바깥에 위치한 것들을 내부로 끌어들이는 듯 하다.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병행전으로 빌모트 재단에서 진행된 이배의 개인전 '달집태우기'에서는 한지를 바른 전시장 한가운데 먹을 상징한 거대한 검은색 화강암 조각을 세우고 벽면과 바닥을 가로지르는 붓질 안으로 관람객을 초대하였다. 신을 벗고 다시 신는 수고로움을 감수하고 작품을 관람하게 하는 것은 한국의 문화를 체험하게 하려는 작가의 의도도 있었다. 전시 공간은 베니스였지만, 뒤뜰에 마련한 노란 빛이 들어오는 달빛 통로 구조물을 통해 바라보는 베니스 운하는 작가의 고향 청도에서 있었던 달집태우기 의례가 치러진 청도천의 달빛을 잇는다. “그림 안으로 들어온 관람객이 물과 연결되도록 의도했다. 일종의 자연과 사람의 순환 구조를 만든 것이다” 라고 작가는 설명한다. 

'Between'은 올해 두번째 이배 개인전으로, 지난5월 10일부터 8월 18일까지 조현화랑_달맞이에서 이배 개인전 '흐르는'을 개최한 바 있다. 이배의 신체성에 주목한 개인전 '흐르는'에서는 베니스비엔날레를 통해 최초로 시도한 이배의 영상 작업 '버닝(Burning)' 이 소개됐다. 이 영상의 일부가 서울 프리즈 기간을 맞이하여 2024년 8월 29일부터 9월 21일까지 코엑스 외벽에 설치된 커브드 LED 전광판을 통해 송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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