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합 측, ‘사업 지속 여부’ 등을 묻기 위한 임시총회 소집...‘업무대행사 계약해지’ 문제도 안건으로 공지
- 업무대행사 “물에 빠진 사람 구해줬더니, 사업 다 되어 간다고 태도 돌변...배은망덕”이라며 법적대응 방침 시사
- 조합원들 “최근 잇따른 금리 인상에다 건축자재값 폭등 여파로 추가분담금 걱정에 잠도 안 온다...사업승인 전 분란은 안 될 말” 

충남 서산 잠홍동지역주택조합 사무실이 입주해 있는 르셀 건물 모습. (서산 = 최병민 기자)
충남 서산 잠홍동지역주택조합 사무실이 입주해 있는 르셀 건물 모습. (서산 = 최병민 기자)

(서산=국제뉴스) 최병민 기자 = 충남 서산 잠홍동지역주택조합(조합장 이정운, 이하 조합)이 오는 13일 임시총회를 소집한 가운데, 업무대행사 측과의 갈등이 초래되면서 사업 지연에 따른 추가분담금 인상 등을 우려하는 조합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0일 조합과 업무대행사, 조합원 등에 따르면, 조합 측은 최근 오는 13일에 개최되는 임시총회를 소집하면서 회의 안건으로 ▲조합 해산 또는 사업 계속 여부의 건 ▲조합원 신용대출 1년 만기 연장 및 자서 동의의 건 ▲조합원 신용대출 1년 만기 연장의 건 ▲조합원 담보(사업부지)대출 대환 동의의 건 ▲업무대행사 계약해지 승인의 건 등을 책정, 책자로 만들어 지난해 12월 29일 조합원들에게 발송했다. 

문제의 발단은 위 안건 중 제5호로 책정된 ‘업무대행사 계약해지 승인의 건’을 두고 업무대행사 측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촉발됐고, 조합과 업무대행사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부상해 확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 잠홍동지역주택조합 입장...“계약해지 후, 그때그때 업체 선정해 필요한 업무 처리”

조합 측은 우선, ‘사업승인 직전 단계’에까지 온 지금이 업무대행사와 결별할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조합은 현 시점부터 준공 시까지 업무대행사에 지급해야 할 업무대행수수료는 약 29억 원 정도가 될 것으로 분석, ‘계약해지’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향후 예정돼있는 대행업무는 그때그때 필요한 업체를 선정해 활용한다는 게 조합 측 입장이다. 

둘째로, 조합 측은 ‘지역주택조합 조합원으로 결격사유가 있는’ 준조합원 38명도 문제가 많다는 주장이다. 이 중 9명에 대해서는 조합이 알고 있지만, 나머지 29명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는 것. 

따라서, 이들 38명에 대한 분양수수료 및 업무대행비가 1인당 2600만 원씩인데, 조합이 인정하는 9명은 조합이 책임지겠지만, 나머지 29명 분은 대행사 측이 부담하는 게 옳다는 입장이다. 

셋째로, 조합은 업무대행사가 지난해 7월 13일에 인출해서 가져간 대여금에도 분명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카드대금 1억 5,300만 원 및 대여금 2억 8,800만 원 등을 조합 의결도 없이 빼 갔다는 주장이다. 특히 이중 카드대금은 조합이 인정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 업무대행사 측 반응...“이미 다 망가져 있는 사업 현장에 수십억 원 쏟아 부어가며 현장 살려 놔”

2016년 11월부터 서산테크노산업개발이란 상호로 분양 관련 업무를 맡아오다, 약 5년 전부터 조합의 각종 업무를 대행해온 S에셋 측은 조합이 기습적으로 ‘계약해지의 건’을 이번 임시총회 안건으로 상정한 사실과 조합장 등 조합이 벌이고 있는 일련의 행태에 대해 ‘정말 어이가 없고, 기가 막힌다’는 반응이다. 

더구나, 전 사업 추진 업체가 손해만 보고 빠져나가 이미 다 망가져 있는 사업현장에 개인 돈과 빌린 돈 등 수십억 원을 쏟아 부어가며 현장을 살려 오늘에 이르렀는데, 이제 사업승인이 목전에 있으니 다 된 줄로 착각하면 절대로 안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준 사람에게 짐 보따리를 내놓으라고 해서야 되겠느냐며 분개했다.  

서산 잠홍동지역주택조합이 추진 중인 '대우 이안 아파트' 485세대 배치 조감도. (사진 = 네이버 캡처)
서산 잠홍동지역주택조합이 추진 중인 '대우 이안 아파트' 485세대 배치 조감도. (사진 = 네이버 캡처)

업무대행사 관계자는 “임시총회를 소집해놓고 조합 측이 주장하는 얘기들은 마치 업무대행사에 무슨 결함이라도 있는 것처럼 조합원들을 속이고 호도하여 총회에서 ‘계약해지’ 안건을 가결 시키고 싶은 생각뿐인 것 같다”며 “배은망덕한 행태요, 전혀 사실관계와 다른 터무니 내용들”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지역조택조합의 각종 업무가 대행사 혼자서 독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그런 구조가 아니란 점을 조합원님들에게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다”며 “반드시 ‘조합-업무대행사-신탁사’ 이렇게 3개 기관과 업체가 한목소리를 내줘야 자금집행도 가능하고, 조합원 모집 및 가입도 가능한 것이다. 그간 모든 업무가 그렇게 추진돼 왔다”고 강조했다. 

◆ 조합원들 여론...“이자, 추가분담금 걱정 태산 같아...조합-대행사가 합심해 사업승인 및 착공 속히 이뤄지도록 최선 다해 달라”

조합이 임시총회 관련 서류를 조합원들에게 우편발송 한 데 이어, 업무대행사 측도 ‘업무대행사 계약해지’ 추진에 대한 부당성을 알리고 반박하는 입장문을 문자와 우편으로 발송하며, 향후 법적대응 방침을 시사함에 따라, 조합원들은 사업 지연으로 인한 이자부담 및 추가분담금 등 경제적 부담이 가중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특히, 일부 조합원들은 카카오톡 열린 채팅방을 만들어 조합원들을 지속적으로 입장시켜가며 현 상황을 적극 알리면서 임시총회와 관련, 대책을 논의하는 등 조합원 피해 방지를 위해 힘쓰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한 조합원은 “지금은 부지확보도 다 끝났고, 사업승인을 받아 착공만 하면 되는 상황인데, 여지껏 고생한 분들끼리 서로 다투는 모양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이제부터라도 조합과 업무대행사가 똘똘 뭉쳐 힘을 합해서 사업승인 및 착공이 최단기간 내에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조합원은 “최근 잇따른 금리 인상에다 각종 건축자재 가격의 급등으로 인해 이자 부담 및 추가분담금이 늘어날 것을 생각하면 잠도 오질 않는다”며 “조합 및 대행사의 입장도 중요하겠지만, 우리 조합원들의 이익이 어떤 것인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해 총회에 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산시 관계자는 “잠홍동지역주택조합은 사업부지 문제도 완전히 해결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작년 하반기에 사업승인 신청이 들어와 들쭉날쭉한 부분에 대하여 반듯하게 정형화해서 사업신청을 다시 하도록 보완명령을 내린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업승인 이전 단계에서 조합과 업무대행사가 분쟁하는 모습은 사업 추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사업승인 및 착공 그리고 조기 완공을 위해 양측이 서로 의견을 조율하고 협력해서 조합원들의 피해가 없도록 힘써야 한다. 보완서류는 아직 접수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서산 잠홍동지역주택조합이 대우산업개발과 현재 MOU를 체결, 서산시 잠홍동 541번지 일원에 신축 예정인 대우 이안아파트는 당초 지하 2층~지상 25층, 5개 동으로 전용면적 59~84㎡, 485세대 규모로 사업승인 신청을 한 바 있다. 

그러나 서산시가 사업부지에 대한 정형화 등이 필요하다는 보완명령(2022. 8. 26)을 내리면서, 조합은 정형화에 필요한 부지 약 605평(사업대지 내 357평, 도로 등 200여 평)을 인접 토지와 동일면적 교환방식으로 확보한 뒤 설계변경 중이다. 

설계변경이 완료되면 이달 중 사업승인 신청 예정으로, 전체 세대수는 1개 동, 약 55세대가 늘어난 540세대에 달할 전망이다. 늘어난 세대는 사업승인 후 일반분양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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