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대통령실에서 공개한 이 사진은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오른쪽)이 2024년 8월 20일 이집트 북부 알라메인에서 앤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회동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진제공/AFP통신
이집트 대통령실에서 공개한 이 사진은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오른쪽)이 2024년 8월 20일 이집트 북부 알라메인에서 앤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회동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진제공/AFP통신

(미국=국제뉴스) 이기철 기자 = 미국 국무부는 12일(현지시간) 이집트에 13억 달러(약 1조 7,257억원) 규모의 군사 지원을 조건 없이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는 이집트와 미국이 가자 지구 휴전 협정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시점에 나온 조치다.

AFP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결정은 지역 평화와 미국의 국가 안보 우선 순위에 대한 이집트의 구체적이고 지속적인 기여, 특히 가자지구에 대한 휴전 협정을 마무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라고 지원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해 미국은 이집트에 대한 연례 지원을 인권 존중에 대한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조건으로 일부만 제공했다. 이집트는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이 반대 세력을 억압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그러나 올해 미 국무부는 이집트가 인권의 특정 분야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했다. 아울러 가자 전쟁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 간의 중재에 이집트가 도움을 준 사실도 명시적으로 언급했다.

미국, 이집트, 카타르는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공격 이후 하마스에 의해 억류된 인질들을 석방하고, 수만 명을 죽인 가자지구에서의 이스라엘 군사 작전을 중단하기 위한 협상에 참여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또한 16개월 이상 내전이 벌어지고 있는 수단에서 휴전을 촉진하는 데 있어서 이집트의 중재 역할도 높게 평가했다.

이집트의 인권 기록을 정기적으로 비판하고 있는 미국은 연간 지원금 13억 달러의 일부를 조건부로 제공해 왔다. 지난해 미국은 인권 우려를 이유로 이집트에 약 9,500만 달러의 지원을 보류했다.

2022년 이래 엘시시 대통령은 "국민적 대화"를 재개하고 수백 명의 정치범을 석방했지만, 인권 활동가들은 같은 기간 동안 최소한 3배 이상 많은 사람들이 체포됐다고 주장했다.

비정부기구(NGO)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이집트는 아직도 수만 명의 정치범을 수용하고 있으며 그들 중 다수가 극도로 가혹한 환경에서 살고 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집트가 조건을 충족했다는 것을 인증함으로써 미국은 이집트가 인권 문제에 대해 이미 취한 조처를 인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변인은 사법 개혁에 대한 법안 초안과 2023년 9월 이후 950명 이상의 정치범 석방 등을 포함한 여러 조치를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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