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낭만의 목척교 , 중앙시장 순대국,

한평용 경영학박사/지산바이오(주)회장
한평용 경영학박사/지산바이오(주)회장

‘대전 0시 축제’가 올로써 두 번째를 맞이한다. 행사 규모도 더 크고 내용도 알차게 짜여져 다른 지역에서도 관심이 높다. 이 행사를 준비하느라 삼복더위에 대전시공무원과 관계자들이 고생 많이 했음을 절감하게 된다.

이장우 대전광역시장은 행사를 알차게 준비하느라 영국 에딘버러 축제도 가보는 등 부단히 노력했다.

행사 규모나 내용을 보면 필자가 생각지도 못한 프로그램이 많다. 서울에 있는 친구들도 전화를 걸어 아이디어가 새롭고 볼거리도 많다고 한다.

대전발 0시 50분의 가요 원명은 ‘대전 부르스’다. 흘러간 가요지만 지금은 명곡 대접을 받고 있다. 목포의 눈물, 유달산아 말해다오, 칠갑산 등 지역을 대표하는 고전 가요로서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려준다. 수많은 가요가 명멸하지만 이 가요의 생명력을 따라 갈 수 없다.

잘 있거라 나는 간다 이별의 말도 없이 / 떠나가는 새벽 열차 대전 발 영시 오십 분 / 세상은 잠이 들고 고요한 이 밤 / 나만이 소리치며 울줄이야 / 아아아아. 붙잡아도 뿌리치는 목포행 완행열차 ~ 기적소리 슬피우는 눈물의 플랫트홈 / 무정하게 떠나가는 대전 발 영시 오십 분 / 영원히 변치말자 맹세했건만 / 눈물로 헤어지는 쓰라린 심정 / 아아아아 보슬비에 젖어가는목포행 완행열차 ~

'대전 부르스'는 1959년 가수 안정애가 처음 불렀다고 한다. 전후 65년 힘들게 살아온 국민들을 위로해 준 산 역사다. 6.25 동족상잔의 비극이 가시지 않은 50년대 후반 대전역에서 연인과 헤어지는 슬픈 심경을 담고 있다.

이 가요가 크게 힛트 한 것은 최고의 인기가수 조용필을 비롯한 여러 가수들이 앞을 다투어 불렀기 때문이다. 필자가 좋아하는 조용필이 이 노래를 부르면 절규처럼 들린다. 실연의 슬픔이 골수에 사무치는 감동을 받는다.

1963년에는 최고 배우 최무룡과 청춘스타 엄앵란, 신성일이 출연하여 크게 흥행에 성공했다고 한다. 두 분 스타가 생존해 있었다면 이 행사에 초대 받았을 것 인데... 아쉬움이 크다.

대전에 살고 있는 장년층이나 노년층이라면 낭만적인 목척교를 모를 리 없다. 비 오는 목척교에 서면 대전역에서 울려오는 기적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연인들에겐 낭만과 이별의 다리였으며 대전의 발전사를 지켜 온 문화유산이다.

필자는 지금도 대전 중앙시장의 구수한 순대국은 잊을 수 없다. 순대국집들은 대부분 피난민들이 운영하는 식당으로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구수함이 있었다. 아침 해장 술국으로도 최고였다. 90년대 언론에 재직했던 필자는 점심때면 친구들과 어울려 자주 중앙시장으로 가 순대국을 즐겼다.

대전은 6.25직후 수많은 피난민들이 몰렸다. 대전역 부근, 목척교 중앙시장은 피난민들의 생활터전이었다고 한다. 부지런한 피난민들은 악착같이 돈을 저축 생활기반을 마련하고 부자가 되었다. 지금도 피난민 2~3세 가운데 경제적으로 성공한 이들이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

한밭 벌에 울려 퍼진 ‘대전 0시 축제’에는 우리가락과 현대 클래식 음악인 교향악도 들을 수 있다. 대전의 국악과 심포니는 이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자랑이 되고 있다. 이장우시장이 이런 분야까지 세심하게 배려한 것은 칭찬받을 만하다.

지역축제는 그야말로 고장의 잔치 마당이 아닌가. 대전 시민들이 적극 나서 즐겨야 한다. 침체한 재래시장에서 소상공인들의 도와주는 것도 바로 지역사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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