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원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부교수

이혜원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부교수

조기 발견이 중요한 간경변증

만성간염을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간섬유화 과정을 거쳐 간경변증으로 진행될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간이 나빠지면 일반적으로 피로감, 식욕부진, 복부팽만감, 소화불량, 복통, 황달, 붉은색 소변, 다리 부종, 복수, 코나 잇몸 출혈, 위장관 출혈 등 여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간경변증은 초기에는 일반 간염과 마찬가지로 관리만 잘하면 얼마든지 건강하게 살 수 있다. 하지만 간경변증이 진행되어 여러 가지 합병증이 나타나면 정상 간으로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

간경변증 초기인 대상성 간경변증일 경우 10년 넘게 생존할 확률이 90% 이상으로 일반인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합병증이 나타나기 시작한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들의 경우 말기가 되면 생존할 확률이 30% 수준으로 낮아진다. 특히 간성혼수나 복수 등 합병증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 1~2년 사이에 사망할 확률이 더욱 높아진다.

간경변증은 혈액검사, 영상검사(초음파검사, CT, MRI 등) 결과를 종합하여 진단하게 되고 최근에는 간섬유화스캔검사를 이용하여 진단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초음파 기계의 원리를 이용하는 간섬유화스캔(FibroscanⓇ)은 간조직검사와 달리 비침습적이고 간편한 검사법이다. 간경변증의 치료는 병의 원인을 찾아 원인치료를 먼저 하는 것이 기본이다. 또 진단을 받은 후에는 3~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검사해 변화된 상태와 진행 속도 등을 체크해야 한다.

간경변증은 간암으로 진행할 확률이 높아 주기적인 추적검사가 필수적이다. 다양한 약물요법, 식사요법으로 진행을 최대한 늦출 수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간을 원상태로 되돌리는 것은 불가하다.

병든 간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간이식이다. 간이식은 병든 간을 떼어내고 건강한 간의 일부 또는 전부를 이식하는 수술이다.

혈액형이 맞지 않거나 조직형이 맞지 않아도 간이식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수술 범위가 넓고 기증자도 함께 수술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 지속적인 면역억제 요법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러 상태를 고려하여 구체적인 시기는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하여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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