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킬러콘텐츠인 불 없는 축제로 진행…아쉬움 남는 축제로 그쳐
들불축제 필요성 논란 재점화…제주시, 시민의견 듣고 별도 방안 검토
오영훈 지사, “축제의 발전방향을 다시 한번 논의해야 할 때" 강조

 4년 만에 대면행사로 꾸려진 제25회 제주들불축제가 결국 불 없는 행사로 치러지며 반쪽짜리 축제라는 아쉬움을 남겼다.[사진=국제뉴스 제주본부 DB]
4년 만에 대면행사로 꾸려진 제25회 제주들불축제가 결국 불 없는 행사로 치러지며 반쪽짜리 축제라는 아쉬움을 남겼다.[사진=국제뉴스 제주본부 DB]

(제주=국제뉴스) 문서현 기자 = 4년 만에 대면행사로 꾸려진 제25회 제주들불축제가 결국 불 없는 행사로 치러지며 반쪽짜리 축제라는 아쉬움을 남기며 들불축제의 필요성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 됐다.

지난해에는 강원도와 경북지역에 대형산불이 발생해 불놓기 행사를 취소했고, 올해는 연일 계속되는 건조한 날씨로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상향 발령된데다, 정부에서 산불방지 대국민 담화문이 발표로 행사 하루 전날 불과 관련한 모든 프로그램은 전격 취소됐다.

결국 제주들불축제의 킬러콘텐츠인 불이 없는 행사로 치러지면서,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참여나 축제장 분위기도 예전 같지 않았다. 

4년만에 치러지는 대면 축제인 만큼 제주시는 당초 3~40만명의 방문객이 방문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9~12일 나흘간 치러진 이번 들불축제 방문객은 잠정 7만9천 여멍이 방문했다.

각종 공연 및 줄다리기, 듬돌들기 등과 같은 경연 프로그램은 정상적으로 진행됐고, 먹거리 펼쳐진 공간에는 방문객이 북적거렸지만,  '불'이 빠진 '반쪽 프로그램'으로 축제의 의미를 강조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제주들불축제는 제주에만 존재하는 오름 전체가 불에 타는 모습이 알려지면서 전국에서 많은 방문객들이 축제장을 찾았고, 2015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우수축제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2년 연속 불이 없는 축제로 진행되면서 들불축제 개최 여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매해 3월 경칩이 속한 주말에 열리는 들불축제. 3월부터는 봄철 산불대책이 추진되는 기간인데다 실제 산불 발생이 빈번하다. 특히 제주도가 추진하는 기후 변화시대 탄소없는 섬 정책과 맞지 않는 축제라는 점이다.

이와 관련 오영훈 지사도 12일 막을 내린 제주들불축제를 언급하며 “축제의 발전방향을 다시 한번 논의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지사는 “제주 날씨가 화창하고, 안전한 축제 준비로 괜찮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기후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산불·폭설·폭우·한파 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이나 아시아, 세계적인 분위기는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며 “들불축제 만이 아니라 모든 사안에 걸쳐 우리끼리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라는 걸 계속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제는 또 있다.  오름 주변으로 무려 3천대의 차량을 세울 수 있는 주차장을 조성하기 위해 2012년부터 100억원을 투입해 여러차례 공사에 나서면서 환경훼손 논란도 일었다. 오름 불놓기를 위해 연출되는 불꽃놀이에 사용되는 화약도 수천 kg에 달해 환경 오염에 대한 지적도 끊임없이 이어졌다.

제주녹색당도 들불축제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촉구하며 "들불축제의 경우 석유를 쏟아붓거나 화약을 터트려 오름에 불을 지르고, 단 10 여분의 불꽃놀이를 위해 중장비를 동원해 오름 사면을 훼손하는 등 환경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제주시는 시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별도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들불축제 개최 시점과 불놓기 존치 여부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시 관계자는 “과거에는 날씨가 축제의 가장 큰 변수였지만 현재는 고려해야 할 부분이 달라졌다”며 “시민들의 생각이 중요한 만큼 의견수렴을 통해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민영뉴스통신사 국제뉴스/[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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