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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호남서 "국민은 반드시 승리한다"…대선 전초전

2024-09-25     김만구 기자
19일 오후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 다목적홀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 문재인 전 대통령, 우원식 국회의장, 강기정 광주광역시장,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및 주요 내빈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경기도청

(수원=국제뉴스) 김만구 기자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호남’ ‘친문’을 자신의 브랜드화하고 있다. 친문과 결별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는 대권을 향한 각을 세우고, 그간 친문 인사를 영입한 김 지사다. 이번에는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호남에 투자하고 있다. 낮은 당내 지지기반의 돌파구를 호남을 통해 구축하려는 전략이다. 공개적 대선 레이스의 전초전이다.

2022년 7월 취임 이후 김 지사는 호남을 12번 방문했다. 민주화 운동의 본산인 광주 5.18 묘지는 3번 갔고, 광주시장과도 2번의 식사를 했다. 역대 도지사 중 최다 방문이다. 최소 1박2일에서 2박 3일 일정을 소화했다.

호남에서 새로운 상생·번영, 대한민국 대전환에 대한 국가 아젠다급 메시지를 냈다. 김대중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방명록에 “'역사와 국민을 믿고 민주주의 민생 평화의 길을 여는 데 앞장서겠다'"라고 적었고, 광주 5․18묘지에서는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광주 정신으로 대한민국 대전환을 이루겠다”고 했다.

△호남 상생번영 브래딩 = 김 지사는 이달 들어서만 2번 광주를 방문했다. 24~25일에는 목포와 광주를 연이어 방문했다. 목포 대학교 학생들과 토크 콘서트에서 “ 기성세대로서 오랫동안 정책을 했던 사람으로서 미래에 대한 불안과 불만과 또 불평을 하게끔 만든 사회 구조에 대해서 책임이 있다”고 했다. 아주대 총장을 지낸 김 지사는 그간 청년들과의 공감의 폭을 넓혀왔고, 호남 지역에서도 항상 청년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김 지사는 지난 19~20일 광주 9.19 기념식에서 “6년 전 오늘 우리 (문재인)대통령님께서 평양에서 9.19 평양공동선언하실 적에 저는 평양을 가질 못했다. 그 시간에 현대중공업 조선소가 가동을 중단한 군산에 있었다”면서 “(9.19선언이후) 나지막히 (문재인 대통령이) ‘앞으로 남북경제협력회담이 진행될텐데 부총리께서 수석대표 역할을 해야될 가능성이 높으니 준비를 해주기 바란다’는 말씀을 제게 주셨다. (대통령 말씀에)가슴이 설렜고, 나름 경제를 총괄하며 준비를 했었지만 기회(남북경제협력회담)는 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 정권들어 한반도 평화를 향한 이어달리기가 지금 멈춰 역주행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모든 노력은 부정되고 있고, 선출된 권력에 의해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민생경제는 파탄인, 개탄스러운 현실을 맞고 있다”고 했다. 그날 저녁에는 광주 동구 동명동에서 광주·전남 지역 청년 30여명과 맥주를 마셨고, 다음날에는 여수에서 연극 ‘사형수 김대중’을 준비하는 극단 푸른연극마을 청년예술인과 이야기를 나눴다. 여수 화양면 안포마을에서는 주민과 대화했다.

지난 7월 11~13일에는 신안 김대중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역사와 국민을 믿고 민주주의 민생 평화의 길을 여는 데 앞장서겠습니다'"라고 방명록에 적었고, 6월 9~10일에는 목포 등에서 ‘사람도 100℃가 되면 분명히 끓어. 그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네.(최규석, <100℃>)’를 인용, “국민은 마침내 승리한다”고 했다. 5월 2~3일 광주 5․18묘지 등에서는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광주 정신으로 대한민국 대전환을 이루겠다”고 발언했다. 지난해 11월 13~14일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방문한 식당에서 강기정 광주시장과 국민의힘의 '서울 메가시티' 논란에 대해 ‘국토균형발전과 지방분권, 지방자치’라는 가치를 역행한다는 내용의 대화를 나눴고, 7월 31일 ~ 8월 1일에는 순천 로컬콘텐츠페스타에 참석해, “평화보다 더 큰 국익은 없다. 대화와 타협과 평화의 메시지를 내고 싶다”고 했다. 5월 12~13일 광주 5․18묘지, 광주시청, 조선대 특강에 이어 오월어머니집을 방문했고, 조영대 신부를 만났다. 김 지사는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추격경제, 세습사회, 기득권 정치의 낡은 틀을 깨야 한다”며 “광주의 정신을 올곧게 이어받겠다”고 말했다. 1월 17일에는 전북도와 상생협약을 맺고 원불교 중앙총부를 방문한 후 2월 10일에는 전주에서 열린 시도지사협의회에서 “대한민국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 ‘경기북부’의 비전을 알리고, 중앙정부 및 다른 지방정부와도 힘을 모으겠다”고 했다.

2022년 11월 27~28일 호남 일정에서는 광주시장과 조찬에서 “우리 사회에 ‘유쾌한 반란’을 일으키는 것은 결국 우리 사회 기회의 확대”라고 전했고, 10월 27~28일 광주, 여수, 무안 일정에서 전남도와의 상생협약을 통해 “새로운 상생·번영의 길”을 약속했다.

지난달 31일 오후 봉하마을을 방문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배우자 정우영여사와 함께 김대중 그리고 노무현 기획전시관을 관람했다. 사진제공=경기도청

△야권내 호남 패권 쟁탈전 치열 = 이재명 사법리스크가 부각되고, 원내에서 호남 패권 쟁탈전이 치열하다. 영광‧곡성 보궐 군수선거에서는 민주당 원내대표와 조국신당 대표가 각각 월세방을 얻을 정도다. 원외에서도 민주당의 전통적인 집토끼인 '호남' 민심을 누가 잡느냐가 향후 민주당 대권후보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는 관측이 우세하다.

2022년 대선에 출마했던 김 지사는 당시 이재명 후보와 ‘분권형 대통령제, 책임총리, 실질적인 삼권분립 등을 공동합의하며 단일화했지만 차기 대선을 앞두고 또 다시 이 대표와 경쟁구도가 형성되는 모양새다. 민주당이 절문(絶文), 친명체제로 재편되면서, 김 지사는 전해철 전 장관, 김민전 전 의원, 강민석 전 청와대 대변인 등 십 여명의 친문계를 영입했다. 전 전 장관은 ’극‘ 반명, 친문의 상징적 인사 중 한 명이다. 2020년 지방선거당시 이재명 당시 후보와 경선을 치르면서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의혹을 제기했다. 행정안전부 장관 당시에도 이 지사와 각을 세웠고, 지난 4·10 총선 공천에서 ‘하위 20%’ 평가를 받아 경선에서 탈락한, 이 대표와 대척점에 선 인사다.

이 지사의 핵심측근은 “김 지사가 친문 호남세를 확장하고 있고, 호남에서 지지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면서도 “당내 기반이 약해 지금으로서는 원내 중진의원과 경쟁해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원내에서는 이 대표를 포함 ‘포스트 이재명’과의 경쟁은 물론, 원외에서는 친문 원조 소장파인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 조국 대표 등 중 넘어야 할 관문이 많다. 충북 음성이 고향인 김 지사는 사실 친문계 신진세력이다. 풍부한 각료 경험을 바탕으로 선명성 경쟁에서 승리해야 결선에 참가할 수 있다. 줄곧 1%대를 유지하는 대선지지율도 극복해야 할 주요 변수고, 경기지사가 타 지자체 방문이 잦다는 점도 감안해야할 변수다. 지사 측근은 “김 지사는 현재 이재명의 당에 가려져 있지만, 꾸준히 지지체장 평가에서 1위를 유지하는 등 폭발적 잠재적이 있다”고 했고, 도 관계자는 “타 지자체는 지역상생 등 공식 협력 업무 등 관련 방문이 많고 한 달에 1회 정도여서 경기도정에 블렁크가 생길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