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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국경제 진단

- 지방 소멸부터 살려야 한다

2024-08-18     김태수 기자
한평용 경영학박사/지산바이오(주)회장

◆ 공리공론 정치 과감히 배격해야

2024 파리 하계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13개를 따내 메달 순위 8위를 차지했다.

밤을 설치고 한국선수단의 분전을 지켜 본 국민들은 환성을 지르기도 하고 때로는 선수들과 함께 감동의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금메달 13개는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대회에 이은 올림픽 최다 타이기록이라고 한다.

그 감동도 잠시 8.15광복의 기쁨을 노래해야 할 한국사회는 독립기념관장 임명을 싸고 또다시 대립함으로써 혼란에 빼져 있다. 뉴라이트 논쟁이 불러일으킨 갈등은 다시 친일과 반일 논쟁으로 두 동강이가 났다.

광복절 기념식도 두 갈래로 나누어 거행했으며 야당은 이들의 세력을 응집시켜 석열정부 조기 퇴진의 동력으로 연계시키려는 모양새다.

축제가 되어야 할 광복절 날 여야 정치권은 다시 대한민국 건국시기를 두고 서로 삿대질로 침을 받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필자는 이 같은 현상을 보고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이러한 갈등과 편 가르기가 이 시대 대한민국의 역사발전을 위해 필요한 담론인가.

어느 역사 칼럼니스트의 글을 읽어보니 다시 조선 유교사회 지독한 당쟁의 폐해를 보는 것 같다고 했다. 공리공론에만 침잠, 가까운 왜적의 침공을 감지했으면서도 나라를 지키지 못했던 임진왜란 직전의 당파싸움을 보는 것 같아 씁쓰레 하다.

나라의 미래는 생각지 않고 지나간 역사에 매몰되어 갈등을 야기 하는 것은 지혜롭지 못하다. 공리공론에 침잠(沈潛)하여 새로운 역사를 열지 못했던 조선 당쟁사회와 다를 것이 없다. 백성들을 생각지 않고 감투싸움으로 상대 당을 폄하하고 죄 없는 선비들을 모함하여 죽이려했던 당쟁이 살아나는 듯한 착각을 하게된다.

건국일을 1919년으로 하든 1948년으로 하든 역사가 흔들리고 국민들의 삶이 달라지는 것은 없다.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을 했던 선현들의 숭고한 독립정신도 중요하고 해방 후 미군정으로부터 이양 받아 대한민국을 자유민주체제로 국가다운 국가로 출범한 것도 중요하다.

공산주의와 싸워 나라를 지킨 이승만 초대대통령의 공을 잊을 수 없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세계 6~7위 이내의 경제력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동력인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인정해야 한다. 만약 우리가 공산체제로 살아왔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되었을까.

국회는 매일 대통령 탄핵과 방송통신위원장 임명을 싸고 여야가 삿대질로 날을 새운다. 신성한 민의 전당이 고함과 인격모독과 저질발언으로 시끄럽지 않은 날이 없다. 아마 김영삼 전 대통령도 이 광경을 목도했다면 ‘우째 이런 일이...’라는 개탄이 나올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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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소득 일본 추월 더 성장해야

일제 강점 치하로부터 해방된 지 79년, 한국의 국민개인소득이 드디어 일본을 추월했다.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했던 한국, 6.25 동족상잔으로 폐허가 됐던 한국이 드디어 극일(克日)을 완성한 기적의 순간이다.

그러나 국민소득이 일본을 능가했다고 하지만 한국경제력은 일본에 비해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일본경제력은 한국과 비교되지 않는다.

2023년 국제 통화 기금(IMF) 추산에 따르면 일본의 명목 GDP는 5조 9,550억 달러로 세계 3위이다. 반면 한국의 명목 GDP는 1조 8,330억 달러로 세계 11위로 나타나고 있다. 일본은 글로벌 경제에서 주요 역할을 하며, 앞서 언급한 세계 3대 경제 국가로서 G7과 G20 회원국이다.

일본은 아직도 기술적 혁신과 연구 개발 분야에서 세계적인 리더의 위치를 고수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자동차, 전자, 로봇 공학과 같은 산업에서 최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이 일본을 추월하려면 아직 상당한 거리가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이 2024년 펴낸 논문 ‘한국경제는 장기침체에 빠질 것인가?: 일본경제와의 비교를 중심으로’(후카오쿄지, 권혁욱, 김영각.202430권, 1호)’에서는 양국의 경제에 대해 비교적 솔직한 분석을 내 놓고 있다.

이 논문은 한국경제의 장기침체가능성을, 일본거시경제데이터와 비교 검토하고 있다. 총수요의 측면에서, 이미 1970년대 중반부터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저축초과로 인한 수요부족 문제를 안고 있던 일본경제와 비교해, 한국경제의 경우, 왕성한 투자로 수요부족 문제는 없었으나, 2010년대 중반 이후, 초과저축으로 인한 총수요 부족의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일본보다 더 빠른 인구감소와 노령화가 총수요 부족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총공급 측면에서, 일본경제의 장기침체는 노동투입의 급감과 생산성상승률의 급락에 의한 것이었다.

노동투입과 생산성의 감속 가운데 일본경제의 성장을 지탱한 자본축적은, 2005년 이후 감속하게 되는데, 한국경제는 최근까지 견실한 자본축적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의 자본계수의 상승과 자본수익률의 저하는 향후의 투자 감소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이 논문은 또 한국경제는, 기술혁신이 빠른 반도체 등의 전기전자기계 제조업과 운송용 기계 제조업에서 활발한 투자와 생산성상승이 이루어졌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생산성 상승이 저조한 비제조업, 특히 서비스산업에서 정보통신기술도입에 의한 생산성상승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 일본경제와의 차이점으로, 생산성하락에 의한 장기침체의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는 견해도 밝혔다.

다만, 부동산 중심의 버블경제의 가능성과 장기적인 투자저하의 가능성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 화급한 지방소멸 대책

한국이 안고 있는 문제점 가운데 가장 우려할 문제는 이 논문에서도 지적했듯이 인구감소와 노령화, 지방 소멸로 집약 될 수 있다. 필자의 고향 서산을 가면 공가가 늘어나는 것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그동안 시골을 지키던 부모들이 돌아가시면 자녀들이 그 집을 인수하지 않고 방치한다. 어떤 경우는 살림살이를 그대로 두고 집을 팔려는 자녀들도 있다. 부모들이 쓰던 가재도구나 농촌 가재도구들을 가져 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비단 서울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 서울에 사는 한 친구는 가까운 서울 근교 경기도로 잠시 바람을 쐬러 갔는데 여기서도 공가현상이 심각하다고 전해왔다. 퇴락한 공가가 먼 지방만의 문제는 아닌 것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한국경제의 고질적인문제는 소득과 부의 양극화 심화, 청년실업 증가, 일자리 부족, 복지 및 연금체제 구축 미비, 부동산 가격상승 등이다. 고령화, 저성장에 따른 복지수요증가로 가계부채 및 국가부채증가도 우려되고 있다.

지방 소멸은 전국에 무리하게 신축한 관광단지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수백억 수천억을 투입하여 지어놓은 대규모 관광단지가 유령화 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정부도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아름다운 바닷가를 흉물로 만들어 놓은 관광단지는 전국 어느 곳엘 가도 즐비하다.

지방정부나 사업가들이 미래 예측을 하지 못하고 은행에서 돈을 끌어들여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이유가 있다. 지자체는 물론 금융사의 부실이 눈덩이 같다. 이곳에 평생 모은 돈을 투자했던 일반인들도 가산을 탕진, 힘겹게 버티는 이들도 많다.

전국 유명관광지의 흉물화 된 단지를 방치하는 것은 국가나 지방정부답지 못하다.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서해안의 주요 관광지인 태안해안국립공원에 짓다 만 대형 리조트가 13년 넘게 방치되고 있다. 골조만 남은 흉물로 전락해 보기에도 좋지 않고, 안전 문제까지 우려되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정부규제완화와 노동개혁, 내수부양과 중소기업지원정책, 소득 양극화 해소를 위해 최저임금인상 및 세율인상으로 복지 확충 공정거래 확립을 꾀해 왔다.

그러나 저성장, 소득양극화의 문제를 기존의 방법으로 접근해서는 해결이 되지 않고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산업이나 기업의 경우 중국 혹은 제 3국으로의 이전이 가속화되면서 기업의 부실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는 이익집단의 역할이 증가하고 있다. 이익집단과 정책 등이 순환구조를 지연시키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으므로 전문가들은 이들 경제주체의 행태를 분석하여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소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 에필로그

나라가 안정돼야 국내외 투자가 이루어진다. 요즈음처럼 여야가 싸움만 일삼고 정국이 불안하면 외국인 투자도 발길을 돌린다. 정국불안 요소가 결국 나라를 망치는 결과를 가져 오는 것이다.

지금 정부는 원자력 발전 기술을 체코에 수출하고 우수한 무기를 유럽에 판매하고 있다. 남북 냉전체제가 만든 월등한 기술력이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K9 자주포의 폴란드 수출과 국내 방산 사업의 호조가 지속된 영향이다. 올해 역시 지난해 쌓아둔 수주 분을 바탕으로 실적 성장을 기대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한화의 방산 사업 부문 합병 절차를 마무리해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 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인수 절차도 올해 상반기 중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매출 6조539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대비 18% 증가한 수치다.

이런 가운데 미국대통령선거이후 한반도의 안보지형이 어떻게 변화할지 미지수이다. 여야는 정쟁을 즉각 중지하고 변화하는 국제정세에 대응해야 한다. 말도 안 되는 논리로 정부를 폄하하고 갈등을 증폭 시키는 일을 해서는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한다. 그런 열정이 있다면 지방소멸과 인구증가를 위한 일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무덥고 지루한 올여름도 서서히 물러가고 있다. 이제 처서가 얼마 남지 않았다. 상쾌한 가을바람처럼 정치도 국민도 모두 새로운 희망을 찾았으면 한다. 매일 싸우고 밥그릇 깨지는 집안 보다는 서로 이해하고 웃음꽃이 피는 가정이 더 화목해 보이지 않겠는가.

정치는 이제 공리공론에 매몰되지 말고 소멸되어가는 지방 살리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이 시대 진정 필요한 에너지는 ‘지방을 살리는 실학(實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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